디즈니 리바이벌의 신호탄
라푼젤은 디즈니의 첫 3D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2억 6천만 달러의 제작비와 6년의 제작 기간을 생각하면 디즈니에서 얼마나 공을 들인 프로젝트인지 알 수 있다.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들었지만, 이때 확보한 기술력으로 이후 겨울왕국 등 다른 3D 애니메이션의 제작비를 1억 달러가량 감소시킬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라푼젤은 6억 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냈다. 이 사실로 인해 디즈니는 자사의 기술과 스토리가 전 세계에 먹힌다는 자신감을 가졌다. 이후 겨울왕국을 비롯해 빅히어로와, 주토피아, 모아나 등 디즈니의 장편 애니메이션들이 모두 흥행하며 제2의 디즈니 르네상스가 열렸다고 평가받는다. 이른바 디즈니 리바이벌의 신호탄이 된 라푼젤은 원작에 있던 고정된 성적 관념과 클리셰를 깨며 앞으로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할 것을 암시했다.
전설의 꽃
먼 옛날 태양의 신비한 힘을 가진 조각이 땅에 떨어진다. 땅에 떨어진 조각은 전설의 꽃으로 다시 태어나 모든 것을 치유하고, 젊음을 간직하게 해준다. 우연히 이를 발견한 마녀 고델은 치유의 노래를 부르면 꽃이 자신을 젊게 만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꽃의 힘으로 고델은 몇백년을 살았음에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한편 코로나 왕국의 왕비는 임신 중 병을 앓게 되었다. 전설의 꽃을 알게 된 왕은 왕비를 위해 꽃을 찾으라 명령했다. 왕국의 전 병력이 꽃을 찾아 나섰고, 곧 발견되었다. 마녀 고델은 꽃을 숨기려 했지만 들켜버렸다. 왕비는 꽃을 달여 먹고 호전되었고, 그 후 빛나는 금발을 가진 공주를 낳았다. 공주의 이름은 라푼젤이다. 그러나 꽃을 잃으면 곧 목숨을 잃는 마녀 고델은 몰래 왕궁에 침입해 라푼젤을 찾아낸다. 전처럼 치유의 노래를 부르면 꽃의 힘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잘라서 가려 했지만 잘린 머리카락은 마법의 힘을 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라푼젤을 유괴한다. 그 후 라푼젤을 탑에 가두고, 엄마 노릇을 하며 라푼젤이 바깥세상으로 나가지 못하게 한다. 고델은 라푼젤에게 바깥은 아주 위험하고 무서운 곳이라며 절대 나가지 말라고 경고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라푼젤은 탑에 갇혀 왕과 왕비 그리고 백성들이 잃어버린 공주를 위해 하늘로 날려 보내는 등불을 바라보며 언제가 바깥세상에서 저 등불을 직접 보리라 다짐한다.
When Will My Life Begin?
세월이 지나 18살이 된 라푼젤. 생일을 맞게 된 라푼젤은 고델에게 생일 선물로 자신의 생일날 떠오르는 등불을 직접 보러 가고 싶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고델은 절대 안 된다며 반대한다. 그 후 도둑 플린 라이더가 왕관을 훔쳐 달아나다가 라푼젤이 있는 탑으로 들어온다. 라푼젤은 프라이팬으로 플린을 때려잡고 옷장에 가둔다. 고델은 늘 바깥세상의 위험한 사람들이 라푼젤의 머리카락을 노리기 때문에 연약한 라푼젤은 밖에 나가면 안 된다고 말해왔다. 라푼젤은 자신이 잡은 플린을 고델에게 보여주며 자신은 나약하지 않으니 외출을 허락해 달라고 하려고 했다. 하지만 고델이 심하게 화를 내자, 계획했던 대로 말하지 못하고 대신 생일 선물로 물감을 부탁한다. 고델은 물감을 구하려면 사흘간 집을 비워야 하지만 라푼젤이 간청하자 마지못해 재료를 구하기 위해 떠난다. 고델이 떠난 후 라푼젤은 플린에게서 바깥세상의 진실을 듣게 된다. 탑을 떠나기로 결심한 라푼젤은 플린에게 자신을 등불이 있는 곳까지 데려다주면 그녀가 숨긴 왕관을 주겠다고 한다. 결국 거래에 응한 플린과 함께 탑 밖으로 나오게 된 라푼젤. 탑 밖의 세상을 처음 경험한 라푼젤은 모든 것에 감격한다. 그러나 곧 몰래 나왔다는 사실에 죄책감 느낀 라푼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고 만다. 플린은 그런 라푼젤을 떼어놓기 위해 근처의 예쁜 오리 주점으로 데리고 간다. 플린의 계획대로 라푼젤은 폭력배들을 보고 겁을 먹는다. 그러나 반대로 현상수배범인 플린이 더 위험해지게 된다.
I've Got a Dream
등불을 보러 가기 위해서는 플린이 꼭 필요한 라푼젤은 플린을 끌고 가려는 폭력배들에게 호소한다. 자신이 18년간 꿈꿔왔던 순간을 위해 플린이 필요하다고. 한편 물감을 구하러 가던 마녀 고델은 왕실 근위마를 마주치고, 혹시 라푼젤이 발각되었나 싶어 다시 탑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미 라푼젤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찾아 나선다. 주점에서는 라푼젤의 노래에 감화된 사람들이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나선다. 곧 플린을 잡으러 온 근위병들이 도착하지만 라푼젤과 플린은 주점 사람들이 알려준 비밀 통로를 통해 도망친다.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은 라푼젤은 탑을 나온 게 실수였다며 후회한다. 이때 플린은 자신의 진짜 이름은 유진 피츠허버트라고 고백한다. 그에 라푼젤도 자기 머리카락과 머리카락이 가진 힘에 대해 고백한다. 서로의 비밀을 알게된 두 사람은 한층 더 가까워 진다.
I See the Light
우여곡절 끝에 코로나 왕국에 도착한 라푼젤과 유진. 잃어버린 공주를 기리기 위한 축제가 한창인 그곳에서 두 사람은 즐겁게 지내며 더욱 가까워진다. 하지만 행복한 시간도 잠시, 마녀의 계략으로 인해 유진은 납치되고, 유진이 자신을 두고 도망갔다고 오해한 라푼젤은 고델과 함께 탑으로 돌아간다. 탑으로 돌아온 라푼젤은 우연히 자신이 어린 시절 했던 낙서를 보고, 자신이 잃어버린 공주였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18년간 자신의 꿈이었던 등불이 자신을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라푼젤. 마녀 고델과 싸우다 결국 머리카락은 잃게 되지만, 잃어버렸던 가족과 세상을 되찾으면서 라푼젤의 미소가 머리카락보다 밝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