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히어로물
인크레더블은 2004년 개봉했고, 픽사가 6번째로 제작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감독은 브래드 버드이다. 브래드 버드는 애니메이션 영화감독의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그가 연출한 애니메이션으로는 인크레더블 외에도, 따뜻한 요리 영화<라따뚜이>가 있다. 또한 2011년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로 실사 영화의 감독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하기도 했다. 인크레더블은 6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익을 냈고, 로튼토마토 신선도 97%를 기록하며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전작 이후 14년 만인 2018년 인크레더블2가 개봉됐고, 12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현실적인 슈퍼히어로 가족을 그린 이 시리즈는 역대급 슈퍼히어로 영화로 평가받는다. 작품성을 두루 인정받은 만큼, 그래미 어워드, 새턴상, 크리틱스 초이스, 뉴욕 비평가 협회, LA 비평가 협회, 골든글로브, 아카데미 등 다양한 시상식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다. 아직 개봉 일정은 미정이지만 인크레더블3가 제작 중이라고 하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은퇴한 슈퍼 히어로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괴력과 맷집을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슈퍼히어로다. 자신만의 슈퍼카 인크레더빌을 몰고 다니며 히어로 활동을 한다. 같은 슈퍼히어로 엘라스티걸과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는 날도 그는 여느 때와 같이 히어로 활동을 했었다. 그러나 곧 그는 자신이 구해줬던 사람에게서 고소당하게 된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히어로들의 소송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던 정부는 그들에게 히어로 활동을 그만두고 평범한 사람들처럼 살 것을 강요한다. 사람들의 감사를 받던 히어로 활동은 불법이 되어버리고, 초능력으로 세상을 구하던 히어로들은 한순간에 실업자로 전락하고 만다.
미스터 인크레더블은 은퇴한 지 15년 만에 두둑한 뱃살을 자랑하는 평범한 시민 ‘밥 파’로 살고 있지만 평범한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살아야 가야 하는 삶을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사람을 도와주는 게 일이던 그는 보험회사에서 일하면서도 가입자의 편의를 봐주다 상사에게 혼이 나곤 한다. 집에서 평범한 아버지 노릇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아들 대쉬는 자신의 스피드 초능력을 이용해 학교에서 선생님을 골탕 먹인 일로 교장실에 불려 가기도 한다. 시도 때도 없이 싸우는 딸 바이올렛과 아들 대시를 말리느라 식탁은 늘 전쟁통이다. 이런 삶에 회의를 느끼던 밥은 히어로 동료 루시우스를 만나 얘기를 나누며 과거의 영광을 떠올린다. 그때 우연히 경찰의 무전을 듣게 되고, 자신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해 현장으로 뛰어들게 된다. 사실 루시우스는 이렇게 경찰의 무전을 듣고 있다가 경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끼어들어 몰래 해결하고 있었다. 그 후 밥도 다른 히어로들과 함께 몰래 히어로 활동을 계속한다. 히어로 활동을 하며 밤늦게 들어오다 아내 헬렌에게 들켜 추궁받자 부부싸움까지 하기도 한다. 다음날 출근한 밥은 회사 근처에서 강도 사건이 벌어진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를 모른척하는 회사의 상사와 싸우게 되고, 건물을 부수며 큰 피해를 만들고 만다. 결국 해고당한 밥은 이 사실을 가족들에게 어떻게 알려야할지 난감해하던 중 특명을 받게 된다.
결국 가족들에게는 해고 사실을 숨기고, 특명을 수행하는 밥. 자신감을 얻은 밥은 다이어트도 하며 다시 전성기 시절의 몸으로 돌아가기위해 단련 한다. 돈도 벌게 되자 가족들에게 선물하며 환심을 사기도 한다. 하지만 밥은 영웅심에 취해 섣부른 행동으로 가족을 모두 잃을뻔하고, 그 일로 트라우마를 갖게 된다. 그로 인해 가족들은 안전한 곳에 대치시키고 혼자 적과 맞서 싸우려고 한다. 하지만 아내 헬렌은 밥이 가족들을 남겨두고 히어로로서의 삶을 살고 싶어 한다고 오해해 다투게 된다. 결국 밥은 헬렌에게 자신의 무력함을 털어놓으며, 다시는 가족을 잃고 싶지 않다고 얘기하며 오해를 푼다. 이후 온 가족이 다 함께 힘을 합쳐 적을 무찌르고 다시 예전처럼 사람들의 환대를 받게 된다.
지극히 현실적인 히어로물
다시 슈퍼히어로가 된 미스터 인크레더블과 가족들의 명성은 그렇게 오래 가지 못한다. 결국 또다시 기물파손 등으로 시민들의 비난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파 가족은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고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도 히어로 활동은 이어갈 수 있어, 홍보 효과가 좋은 헬렌이 나서서 히어로 활동을 하게 된다. 그로 인해 밥은 헬렌 대신 가정주부의 역할을 맡게 된다. 아직 아기라 초능력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사고를 치는 막내 잭잭을 돌보고, 사춘기 딸 바이올렛의 심술을 받아주며, 아들 대쉬의 수학 숙제를 도와주기 위해 밤을 새우느라 밥은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밥은 그동안 은근히 헬렌이 해왔던 집안일을 얕보았는데 직접 해보니 보통이 아닌 데다가 헬렌처럼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힘들어한다. 게다가 히어로로 잘 나가는 아내 헬렌이 자랑스러우면서도 세상이 원하는 게 자신이 아닌 헬렌이라는 사실에 침울해하기도 한다. 자신이 히어로 활동을 하고 싶어 할 때 회의적이던 헬렌이 대표로 히어로 활동을 하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실망감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남몰래 이런 감정들과 싸우느라 밥은 더욱 지쳐갔다. 영웅심과 명예욕을 숨기지 못하기도 하지만 밥은 누구보다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아내의 활동을 내조하고, 자식들을 돌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딸 바이올렛이 좋아하는 남자애 때문에 힘들어하자 도와주기 위해 직접 나서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바이올렛의 흑역사를 만들게 되고, 상황이 더 나빠지기만 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궁지에 몰린 밥은 결국 폭발하고 만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헬렌은 영웅 동료 프로즌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안정을 되찾은 밥은 다시 가족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게 된다. 슈퍼히어로도 혼자서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이 사회적 동물인 게 아닐까. 서로가 서로에게 영웅이 되어주는 것이 진짜 히어로물이 아닌가 싶다. 인크레더블3에서는 이 가족이 또 어떤 영웅적인 삶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